베트남 쌀국수 이름은 퍼보(Phở bò)이다. 이때 퍼(Phở)는 면을 말하는 것이고, 보(bò)는 쇠고기 뜻한다. 퍼 꾸온(Phở cuốn)에서 꾸온(cuốn)은 '말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뜻은 '말은 면'을 말하는 것이다. 퍼 꾸온은 김밥처럼 여러 가지 재료를 가지런히 퍼 위에 놓아 돌돌 말아서 소스에 찍어 먹는다. '퍼'는 우리가 흔히 라이스페이퍼(Bánh đa nem)를 연상할 수 있다. 쌀로 만들었다는 점은 같지만 만드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베트남에서 퍼 꾸온은 식당에서 팔고, 집에서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 2가지를 소개한다.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퍼 꾸온
가정에서 먹을 때는 어떤 재료든 사용할 수 있다. 퍼 꾸온 안에 들어가는 주 재료는 고기, 야채이다. 주재료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고기 재료는 삶은 돼지고기이다. 그리고 지난번에 소개했던 야채에 상추와 깻잎 비슷한 야채를 넣는다. 그 외 식성에 따라 다른 것을 추가하면 된다. 그러면 어떻게 가정에서 퍼 꾸온을 만들어 먹는지 순서에 따라 보자.
위 사진을 보면 주재료는 삶은 돼지고기, 야채가 있고, 당근, 오이가 준비되었다. 그리고 1번이 '퍼'이다. 2번은 라이스페이퍼이다. 중앙에는 소스도 있다. 오이와 당근은 고기와 같이 먹을 때 식감을 더 북돋아 주고 야채는 사진처럼 상추를 제외한 나머지는 베트남에서만 나오는 야채이므로 여기 입맛에 맞지 않다면 한국의 야채를 함께 먹어도 좋을 듯싶다.
한국의 라이스페이퍼를 먹을 때는 너무 딱딱하기 때문에 물에 한번 담갔다가 꺼내서 김밥처럼 돌돌 말아서 먹지만 베트남의 라이스페이퍼는 종이처럼 부드러워서 물에 담그지 않고 바로 돌돌 말아서 먹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만드는 방법은 왼쪽 사진을 보면 2번이 라이스페이퍼이다. 먼저 라이스페이퍼 한 장을 퍼에 놓는다. 손으로 라이스페이퍼를 당기면 제일 위에 있는 퍼가 달라붙어 사진처럼 올라온다. 라이스페이퍼는 물기가 없지만 퍼는 물기가 있기 때문에 서로 붙는다.
오른쪽 사진처럼 라이스페이퍼와 퍼를 접시 중앙 위에 놓는다. 사진에 보인 접시는 보통 사이즈이지만 조금 좁아 보인다. 더 큰 접시가 있다면 퍼 꾸온 음식 만들기에 더 편리하다.
퍼 위에 먼저 상추, 야채 등을 놓고 그 위에 돼지고기와 당근, 오이를 넣는다. 이렇게 놓으니까 꼭 김밥처럼 비슷하게 보인다. 김밥을 다 만들고 나서 칼로 썰어서 먹지만 퍼 꾸온은 다 만들면 길이가 대략 15cm 정도 된다. 이것을 한번 먹지 않고 중간중간 2번 정도 끊어서 먹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잘 삶지 않으면 먹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부드럽게 잘 삶으면 먹기 편하다.
김밥처럼 끝에서부터 내용물을 잘 잡아 끝까지 돌돌 말아 싼다. 김밥은 마지막에 김과 김끼리 서러 붙이기 위해 밥풀이 필요하지만 퍼는 서로 잘 붙기 때문에 끝까지 잘 싸기만 하면 된다. 돌 돌말 때 한 손보다는 두 손으로 하면 잘 말아진다.
이제 퍼 꾸온이 만들어졌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은 떡이라고 했으니 잘 말아보자. 이렇게 한번 만들어 보고 양이 적으면 그다음에 만들 때 재료를 더 추가한다. 고기를 더 넣고 싶다면 한 점을 더 넣고 싸 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야채를 더 넣어 싸 보기도 해서 삼겹살을 싸 먹을 때처럼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만든다.
이제 만들어진 소스에 찍어서 먹는다. 이 소스는 느억맘(Nước Mắm)인데 소금에 절인 생선 액젓이다. 이것은 현지 어디든 슈퍼에 있다. 한국에서는 일반 시중 슈퍼에는 보기 힘들고 큰 마트나 아니면 인터넷에 판매되고 있다. 소스 만드는 방법은 부침개를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것처럼 간단하다. 일단 작은 그릇에 느억맘을 조금 넣고, 고추와 마늘을 자잘하게 썬 다음에 넣으면 끝이다. 느억맘 사용 범위는 간장처럼 다양하다. 물론 베트남에도 간장이 있긴 하지만 느억맘으로 소스 만드는 일이 더 많다.
이렇게 해서 일반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퍼 꾸온을 알아보았다.
식당에서 먹는 퍼 꾸온
식당에서 퍼 꾸온을 주문하면 위 사진처럼 이미 만들어져 나온다. 보통 1인분에 3만 동~4만 동 정도 한다. 식당에 따라 가격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르며 퍼 꾸온 식당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프렌차이점인 꽌안응온(Quán ăn ngon), 분보훼(Bún bó Huế) 같은 큰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 간식으로 먹는다면 괜찮지만 한국 사람이 한 끼 식사로 퍼 꾸온만 주문하면 대부분 양이 적으니 다른 간편한 음식과 함께 주문한다.
베트남 음식 중 하나인 퍼 꾸온(Phở cuốn)을 가정과 식당에서 먹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퍼 꾸온은 소스만 잘 만들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인데 소스 없이 먹는다면 맛은 정말 밋밋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퍼 꾸온을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서 먹을 경우 소스를 맛있게 만들면 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